“아래 잇몸이 하나도 없어도 틀니가 되나요?”
첫 진료에서 환자분이 가장 먼저 하신 질문입니다.
이미 두 곳의 치과에서 어렵다는 이야기를 들으셨고, 대학병원에서도 뚜렷한 해결책을 듣지 못했다고 하셨습니다.
기존에 사용하시던 아래 틀니는 양쪽이 제대로 맞지 않았고, 특히 씹을 때마다 왼쪽 아래가 들리면서 불편하다고 말씀하셨습니다.
파노라마 사진을 보니 이유를 알 수 있었습니다.

아래턱의 잇몸뼈가 거의 남아 있지 않았습니다.
틀니는 잇몸뼈 위에 얹혀 지지를 받는데, 이 환자분은 그 지지할 뼈가 거의 사라진 상태였습니다. 이런 경우에는 틀니가 자꾸 뜨고 흔들리는 것이 이상한 일이 아닙니다. 틀니를 잘못 만들어서라기보다, 애초에 붙잡아 줄 기반 자체가 부족하기 때문입니다.
솔직히 말씀드리면 예전의 저였다면 저 역시 어렵다고 말씀드렸을지도 모릅니다.
하지만 지금은 이런 증례를 어떤 순서로 접근해야 하는지 배웠고, 그 과정을 따라가면 충분히 시도해볼 수 있다고 판단했습니다.
그래서 환자분께 말씀드렸습니다.
“해볼 만합니다.”
환자분은 한동안 아무 말씀도 하지 못하셨습니다.
뼈가 없으면, 다른 것에 기대야 합니다
잇몸뼈가 충분하지 않은 경우에는 뼈에만 의존해서는 안 됩니다.
대신 입술과 볼, 혀, 입 주변 근육과 점막이 움직이는 방식을 정확하게 기록해, 틀니가 그 움직임을 방해하지 않도록 만들어야 합니다.
붙잡아 줄 언덕이 없다면, 적어도 밀어내는 힘은 없어야 하기 때문입니다.
그래서 이번 증례는 본을 뜨는 과정에 가장 많은 시간을 투자했습니다.
첫날 예비 인상을 채득한 뒤 그 모형을 바탕으로 개인 트레이를 제작했고, 일반적인 임시틀니 수준이 아니라 최종 틀니를 만든다는 마음으로 정밀하게 인상을 채득했습니다.


틀니는 진료실보다 일상에서 더 많은 정보를 줍니다
임시틀니 안쪽에는 티슈 컨디셔너(Tissue Conditioner)라는 부드러운 재료를 적용했습니다.

임시 틀니 안에 티슈컨디셔너라는 재료로 일상생활의 패턴에 맞는 형태로 맞아들어갑니다.
매번 필요한 과정은 아니지만 이렇게 어려울때는 꼭 필요한 것 같습니다.
임시 틀니 안에 티슈컨디셔너라는 재료로 일상생활의 패턴에 맞는 형태로 맞아들어갑니다.
매번 필요한 과정은 아니지만 이렇게 어려울때는 꼭 필요한 것 같습니다.
이 재료는 환자분이 실제로 식사하고 말하고 생활하는 동안 조금씩 입안 형태에 맞게 변합니다.
진료실에서 몇 분 확인하는 것보다, 일상생활 속에서 기록되는 정보가 훨씬 많고 정확하기 때문입니다.
한 차례 조정을 마친 뒤 며칠 후 환자분에게 전화가 왔습니다.
“틀니가 너무 편합니다. 감사합니다.”
아직 임시틀니 단계였지만, 방향이 맞다는 확신을 갖게 된 순간이었습니다.
아직 치료는 끝나지 않았습니다
현재는 임시틀니에 기록된 정보를 바탕으로 최종 틀니를 제작하고 있습니다.
최종 틀니가 들어간 뒤에도 여러 번의 조정은 필요할 것이고, 쉬운 치료가 될 것이라고 생각하지도 않습니다.
하지만 이번 증례를 기록하는 이유는 하나입니다.
“잇몸뼈가 없어서 틀니는 안 됩니다.”
환자분들이 자주 듣는 말입니다.
혹시 이런 이야기를 들으셨다면, 그것이 반드시 마지막 답은 아닐 수 있습니다.
잇몸뼈가 없는 입은 틀니를 만들 수 없는 입이 아니라, 더 정밀한 과정이 필요한 입일 뿐입니다.
최종 틀니가 완성되면 그 결과도 이어서 기록해보겠습니다.
Q&A
Q. 잇몸뼈가 많이 없어도 틀니를 할 수 있나요?
A. 대부분 가능합니다. 다만 뼈가 충분한 입보다 본뜨기와 조정 과정이 훨씬 정밀해야 하고, 시간도 더 걸립니다. "안 된다"는 말을 들으셨다면 불가능하다는 뜻이 아니라, 그 과정을 감당하기 어렵다는 뜻인 경우가 많습니다.
Q. 임시틀니는 왜 만드나요? 바로 최종 틀니를 만들면 안 되나요?
A. 잇몸뼈가 많이 없는 경우 임시틀니는 단순히 '기다리는 동안 쓰는 틀니'가 아니라, 실제로 사용하면서 입의 정보를 기록하는 진단 도구 역할을 합니다. 이 정보가 정확할수록 최종 틀니의 완성도가 올라갑니다.
Q. 이런 틀니도 건강보험이 되나요?
A. 만 65세 이상이면 완전틀니는 7년에 1회 건강보험이 적용되며, 잇몸뼈 상태와 무관하게 동일하게 적용됩니다. 다만 임시틀니 및 정밀 과정의 포함 범위는 치과마다 다를 수 있으니 상담 시 확인하시는 것이 좋습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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